'브랜드 유니버스' 를 생각하기 까지.

2023. 2. 14. 12:55브랜드 유니버스

“우리나라 술이 이게 진짜 이야기가 많거든요

 

“글로벌 제약회사에 관한 오해가 많은데...

사실 우리 회사에서 나온 이 백신 없었으면 영유아 사망률이 이렇게 낮아질 수 없었어요. 그건 확실합니다.”

 

“이건 사실 일반분들에게 아직 공개하면 안 되는 건데, 보안 확실히 지켜주시구요. 자동차의 미래를 보시는 겁니다.”

 

 

스토리텔링과 관련된 미팅은 이렇게 시작된다.

브랜드마다, 제품마다, 지역마다 품고 있는 이야기가 있다.

그 이야기로 소비자, 혹은 관광객 나아가 세상과 넓고 깊은 관계를 맺고 싶다는 소망인 셈이다.

인정받지 못한 브랜드, 외면당하고 있는 지역, 잘못된 이미지로 굳어버린 제품이 이야기를 통해 거듭나고 싶다는 바램을 접수하면,

가장 먼저 검토하는 것은말이 되는 이야기인가?’라는 질문이다.

 

말이 되는 이야기의 첫번째 조건은진심이다.

진심은 있는데 표현이 서툴러서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면 표현 방법을 훈련하면 된다.

상대를 잘못 선택해서 소통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면 그 진심의 가치를 알아줄 다른 사람을 찾으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진심이 없다면, 혹은 그 진심이 그럴듯하게 포장된 거짓이라면 그럴듯한 이야기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개인 사이의 소통과 비교해 생각해보면 금세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말만 번지르르한 사람,

진심이 무엇인지 헷갈리도록 횡설수설하는 사람,

다른 사람의 진심을 자기 것인 양 끌고 와서 떠드는 사람을 신뢰할 수 없으니까.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이 진심이 바로 브랜드의 철학이고,

브랜드는 제품, 마케팅, CSR, PR 등 모든 활동을 통해 철학을 고객에게 증명해야 비로소 신뢰받게 된다.

진심의 철학을 가진 브랜드는 그 철학적 가치에 동의하는 고객을 끌어당긴다.

철학에 매료된 고객은 적극적으로 브랜드의 철학적 가치를 공유한다.

이런 고객의 소셜미디어는 과거의 그 어떤 광고 매체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이게 진심의 힘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철학의 실재적 역할과 힘은 현실에서 저평가 되어 있다.

철학 없이 그럴듯한 스토리로 포장하거나 철학에 근거하지 않은 멋진 디자인으로 포장하면 머잖아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회사와 담당자를 만나면서 우리는 시각적인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철학이나 스토리에 대해 경험이나 지식이 없더라도 그 가치와 역할, 관계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이미지 말이다.

 

우리가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하는 철학, 원칙과 기준, 그리고 경험을 아주 단순하게 그리면 위의 그림과 같았다. 

그런데 이 간단한 스케치는 무언가를 연상시켰다. 바로 우리가 존재하고 살아가는 세상이었다.

질량이 높은 핵을 중심으로 바다와 산, 나무와 온갖 생물, 그리고 우리 사람이 삶을 만들어가는 지구와 비슷한 모양이었다.

또는 태양이 중심을 잡고 행성들이 그 궤도를 안정적으로 갖게 만든 태양계처럼도 보였고,

블랙홀을 중심으로 다양한 태양계를 품고 있는 우리 은하처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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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이유의 핵심은 지속성이다.

새로운 제품이 나올 때마다 광고를 통해 고객을 또 다시 끌어들이기보다는

고객과 '관계'를 맺고 지속적으로 구매와 사용을 유도하는 것이다.

즉 제품과 서비스로 실체화된 브랜드 세계에 고객이 머무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러한 체계를 브랜드의 세계, 즉 브랜드 유니버스라고 부르기로 했다.

 

이것은 브랜드를 하나의 세계로 보는 관점이고 프레임이다.

나는 이 단순한 프레임을 기존의 스토리텔링 요소를 활용해 더 정교하게 다듬었고, 사례를 통해 내용을 뒷받침 하였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관점으로 브랜드 유니버스의 각 영역을 탐색해 보려 한다.

각 영역의 성질은 어떤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가 바로 이 블로그의 내용이다.

 

우선은 빠르게 변하는 세상을브랜드 유니버스의 관점에서 해석할 것이고,

브랜드 유니버스의 핵심철학 영역부터 행동철학, 직접 경험 영역을 지나 간접 경험 영역까지 

브랜드 유니버스의 각 영역을 탐험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할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브랜드 유니버스를 설계하는 브랜드 유니버스 바이블의 작성 요령까지 다루어 보도록 하겠다.

 

브랜드 유니버스의 프레임을 이해한다고 해서 품고 있던 모든 의문이 풀리고 채우지 못한 모든 필요가 충족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여정이 끝날 때쯤우리가(내가) 하는 일이 말이 되는가라는 질문 앞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알게 된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이제 여정을 떠나보자.